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는 7월 22일 발표한 ‘2025년 국민대차대조표(잠정)’에서 2025년 말 가구당 가계순자산이 6억3427만원으로 전년보다 7.9% 늘었다고 밝혔다. 1인당 가계순자산도 2억7475만원으로 9.1% 증가했다. 다만 이 숫자를 가계의 지갑 사정이 그만큼 개선됐다는 뜻으로 읽기는 어렵다. 자산 증가의 상당 부분이 주택과 토지의 평가액 상승에서 나왔기 때문이다.
국민순자산은 2경4561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31조1000억원, 2.2% 증가했다. 세부적으로는 비금융자산이 857조원 늘어난 반면 순금융자산은 326조원 감소했다. 부동산 자산은 1경7836조원으로 709조원 증가했고, 주택시가총액은 7710조원으로 571조원, 8.0% 늘었다. 토지시가총액도 1경2660조원으로 554조원, 4.6% 증가했다. 국민 자산의 장부상 증가가 금융자산 축적보다 부동산 가격 요인에 더 크게 기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.
평균 자산과 쓸 수 있는 돈은 다르다
가구당 순자산은 전체 가계 부문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값을 가구 수로 나눈 평균이다. 따라서 개별 가구의 자산 분포, 거주 주택의 매각 가능성, 대출 만기와 이자 부담을 그대로 말해주지는 않는다. 특히 실거주 주택의 평가액이 올라도 이를 처분하지 않는 한 생활비·교육비·원리금 상환에 바로 쓸 현금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.
이 차이는 금리 환경에서 더 중요해진다. 한국은행은 7월 16일 기준금리를 2.50%에서 2.75%로 올렸고, 물가와 금융안정 여건을 보며 추가 인상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. 주택 가격 상승으로 순자산이 커진 가구라도 변동금리 대출이 있거나 만기 연장을 앞뒀다면 월 현금흐름은 오히려 빡빡해질 수 있다. 자산 규모와 상환 능력을 같은 지표로 취급하면 안 되는 이유다.
가계가 확인할 숫자
- 부동산 편중도: 순자산 가운데 거주 주택과 투자용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따로 계산해야 한다.
- 금융자산의 유동성: 예·적금, 채권·펀드, 즉시 사용 가능한 현금을 구분해 비상자금 기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.
- 부채의 금리·만기: 총부채 액수뿐 아니라 변동금리 비중, 재고정 시점, 월 원리금 상환액을 함께 봐야 한다.
이번 통계는 부동산 평가액 상승이 국가와 가계의 순자산을 끌어올린 흐름을 확인해준다. 그러나 가계 재무의 안전성은 평균 순자산 6억원대라는 한 줄보다, 가격 변동에 취약한 자산 비중과 금리 상승에도 감당 가능한 현금흐름에 달려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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